-개성고 우승의 결정적 기여
춘계 전국고등축구대회 GK상을 수상한 개성고 송안톤이 경기 후 유니폼을 든 채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춘계 고등대회 정상에 오른 부산아이파크U18(이하 개성고)의 ‘혼혈 선수’ 송안톤은 골키퍼로서의 매 순간이 행복하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최광희 감독이 이끄는 개성고는 27일 합천군민체육공원에서 열린 2025 춘계 전국고등축구대회 결승전(전·후반 각 40분)에서 인천부평고(이하 부평고)를 3-0으로 꺾었다. 개성고는 후반 3분 김동윤의 골로 리드를 잡은데 이어 후반 10분 이호진의 페널티킥과 경기 막판 이호인의 추가골로 부평고를 따돌렸다.
경기 후 대한축구협회(KFA) 홈페이지와의 인터뷰에 응한 송안톤은 “대회를 준비하면서 좋은 순간과 어려운 순간이 많았지만 선수들 모두가 하나가 된 덕분에 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었다”고 전했다.
골키퍼가 포지션인 송안톤은 한국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선수로, 러시아에서 태어난 뒤 어릴 적 한국으로 넘어왔다. 2007년생인 그는 초등학생 시절 학교 방과 후 수업을 통해 축구를 처음 접한 후 SAHAFCU15를 거쳐 개성고에서 활약 중이다.
특히 송안톤에게 이번 대회는 자신의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킨 무대가 됐다. 송안톤은 각각 SC북내18과 경남FCU18(진주고)를 상대한 8강과 4강 승부차기에서 결정적인 순간 상대 키커의 킥을 한 번씩 막아내며 결승행의 일동공신으로 등극했다. 또 결승전에서 개성고가 전반전 내내 부평고에 밀렸음에도 무실점 승리를 거머쥔 데에는 송안톤의 이른바 ‘선방쇼’가 있었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송안톤은 이번 대회 GK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27일 열린 부평고와의 춘계 전국고등축구대회 결승에서 킥을 시도하는 송안톤.]
그는 “준결승 승부차기 당시 상대 4번 키커의 킥을 막았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특히 부산아이파크 라이벌인 경남FC의 유소년 팀과 붙는 경기였기 때문에 무조건 이기고 싶은 경기이기도 했다”며 “키커가 부담을 느끼도록 최대한 기다리면서 반응하려고 했다. GK 코치님께서도 키커 분석을 잘 도와주셨다”고 회상했다.
송안톤은 “초등학생 때 방과 후 수업을 통해 우연히 축구를 접했는데, 당시 감독님께서 따로 운영하는 초등팀 입단 제의를 주시면서 축구를 전문적으로 시작했다. 처음에는 필드플레이어였지만 겁이 없는 성향 덕에 골키퍼에 흥미가 생기면서 포지션을 변경했다. 상대 선수의 슈팅을 막는 게 너무 재밌다. 골키퍼로서의 모든 순간이 행복하다”며 미소 지었다.
송안톤은 자신의 롤모델로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와 다비드 라야(아스날)를 꼽았다. 그는 “나는 반응속도가 빠르다. 또 빌드업에 자신 있어서 킥으로 상대 뒷공간을 자주 공략하고, 손으로 공을 멀리 잘 던진다. 발로 킥하면 상대 압박으로부터 방해 받기 쉽지만 손으로 던지면 덜 하기 때문”이라며 “노이어와 라야가 이러한 강점을 가지고 있어서 평소 플레이를 참고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주변에서 뭐라고 하든 앞으로도 똘똘 뭉쳐서 남은 일정을 잘 치를 것이다. 무조건 우승을 목표로 잡지는 않는다. 한 경기씩 집중하다 보면 결과는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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