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고 최광희 감독 “선수들이 부산이라는 자부심 느꼈으면”

  • 정상훈 기자
  • 발행 2025-03-01 09:56
-부산아이파크에서 10년간 선수생활 후 지도자의 길



‘부산이라는 자부심.’



부산아이파크에서 10년간 선수 시절을 보낸 뒤 부산아이파크U18(이하 개성고)을 이끌고 있는 최광희 감독이 춘계 고등대회 정상에 오른 선수들에게 강조한 말이다.



최광희 감독이 이끄는 개성고는 27일 합천군민체육공원에서 열린 2025 춘계 전국고등축구대회 결승전(전·후반 각 40분)에서 인천부평고(이하 부평고)를 3-0으로 꺾었다. 개성고는 후반 3분 김동윤의 골로 리드를 잡은데 이어 후반 10분 이호진의 페널티킥과 경기 막판 이호인의 추가골로 부평고를 따돌렸다.



경기 후 대한축구협회(KFA) 홈페이지와의 인터뷰에 응한 최광희 감독은 “선수들에게 우승은 너희들의 꿈이자 내 꿈이라며 동기부여를 심어줬다. 사실 작년에는 선수들이 압박감을 느낄까봐 성적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선수들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데에 도움을 주고자 성적도 함께 챙기려 했는데 결과가 잘 따라줬다”고 전했다.




우승이 자신의 꿈이었다는 최 감독의 앞선 얘기에서도 알 수 있듯 선수들만큼이나 최 감독에게도 이번 결과는 의미가 깊다. 선수 시절 부산아이파크에서 10년간 활약한 그가 개성고 코치직, 낙동중(부산아이파크U15) 감독직을 거쳐 지난해 개성고 지휘봉을 잡은 후 들어 올린 첫 트로피이기 때문이다. 특히 부임 첫 해였던 작년에는 협회장배와 K리그 주니어 A 후반기에서 모두 준우승을 차지했기에 아쉬움이 더욱 컸을 터.



최 감독은 “이 선수들은 내가 2022년에 낙동중을 이끌 당시 가르쳤던 인원들이다. 그때도 준우승을 2차례 거뒀고, 작년에는 개성고가 2번의 준우승을 기록했기 때문에 이제는 우승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었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그는 “지난해 협회장배 준우승을 거뒀을 때 3학년 형들의 아픔을 같이 공유했다. 당시 기억 덕에 이번 대회에서 매 경기 치를수록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법을 깨우치더라”며 “지난해에는 팀의 틀을 잡았던 반면 이제는 완전히 무르익은 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광희 감독은 자신의 첫 우승을 함께 일궈준 선수들에게 ‘부산이라는 자부심’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주축인 선수들 대부분이 2007년생인데, 내가 부산에 선수로 입단한 해다. 선수들에게도 농담 삼아 이 얘기를 자주 꺼낸다”며 “충성심을 강요하는 게 아니다. 선수들이 부산이라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함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부산이 서울, 울산, 전북, 포항 등의 팀들보다 유소년 시스템이 밀리는 것은 냉정하게 인정해왔다. 하지만 지금 소속된 선수들 덕분에 이제는 개성고도 그 팀들에 견줘도 밀리지 않는다. 개성고는 권혁규(하이버니언, 스코틀랜드), 조위제(부산아이파크), 홍욱현(김천상무) 등을 배출한 팀이고, 나 역시 그들을 지도해봤다. 이 선수들도 훗날 부산을 빛내줄 거라 믿는다”며 인터뷰를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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