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한축구협회.김신지]
“같이 훈련했는데, 공을 진짜 잘 차더라고요.”,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예요.” ONSIDE가 김신지와의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여러 선수로부터 들었던 이야기들이다. 숨겨진 보석은 주변에서 먼저 알아보는 법이다. 갈수록 이 선수가 더 궁금해졌다.
PROFILE 김신지
생년월일 2004년 5월 3일
신체조건 170cm
포지션 미드필더(공격형, 수비형)
출신학교 포항상대초-포항항도중-포항여전고-위덕대
현 소속팀 AS로마 위민
지난해 9월 콜롬비아에서 열린 2024 FIFA U-20 여자월드컵은 한국 여자축구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던 무대였다. 2014년 캐나다 대회 이후 10년 만에 조별리그 통과, 토너먼트 진출이라는 성과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박윤정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한국 여자 U-20 대표팀은 나이지리아와의 D조 조별리그 첫 경기서 패배하고 베네수엘라와의 두 번째 경기서 무승부를 거뒀지만 독일과의 마지막 경기를 극적으로 승리하면서 16강행 막차에 탑승하는데 성공했다.
한국의 조별리그 통과를 이끈 주역 중 한 명이 바로 김신지다. 원래 공격형 미드필더였던 그는 여자 U-20 대표팀에 합류하고 박윤정 감독의 지도를 꾸준히 받으면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신했다. 생소한 포지션이지만 빠르게 적응했고 월드컵 기간 내내 공격과 수비를 연결하는 역할을 맡았다. 또한 날카로운 킬패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상대를 흔들기도 했다.
김신지는 동료들 사이에서 ‘축구 도사’로 통한다. 포지션을 바꿔도 원래 자기 자리였던 것처럼 익숙하고 심지어 잘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 온 공격수의 성향을 잘 알고, 말하지 않아도 동료가 가장 좋아하는 형태로 패스를 찔러줄 수 있다. 얼마나 총명하고 영리하게 축구를 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 여자축구는 김신지를 향한 기대가 크다. 2024년 독보적인 활약을 펼친 그는 곧 정든 위덕대를 떠나 이탈리아 세리에 A 펨미닐레 소속의 AS로마 위민으로 이적해 새로운 도전에 나설 예정이다. 게다가 2025년에는 꾸준히 A대표팀의 부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24년을 최고의 한 해로 만들었고, 새로 맞이하는 2025년에 설레어 하는 김신지를 ONSIDE가 만났다. 참고로 인터뷰는 김신지가 이탈리아 현지에서 테스트를 받고 귀국한 직후인 1월 중순에 위덕대에서 진행됐다. 그는 AS로마 팬샵에서 직접 구매한 레트로 유니폼을 들고 현장에 나왔다.
[사진=대한축구협회.김신지]
새로운 세계로 간다
먼저 축하부터 드려야 할 것 같아요. AS로마 위민으로의 이적이 확정됐어요.
감사합니다. 아직 실감이 나지는 않지만 세계적인 리그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뛴다는 것이 너무 설레고 기대돼요. 기사를 보고 많은 분들이 축하를 해 주셨어요. 이탈리아에 가서도 행복하게 축구하라고 응원해 주셔서 너무 고마웠죠. 가족들도 장하고 자랑스럽다며 기뻐했어요.
계약 기간이 2년 6개월로 알려졌어요.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인 만큼 구단에서 김신지 선수의 가치를 인정해줬다는 뜻으로 봐도 되겠어요.
아직 어리고 프로 첫 무대가 해외이다 보니 쉽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해요. 분명 어려움도 있겠지만 그 어려움도 이겨내고 즐겨보려고 합니다.
어떤 계기로 이탈리아와 연이 닿았나요?
처음부터 콕 찍어 이탈리아에 가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지난해 여자 U-20 월드컵을 치르면서 ‘이 대회에서 잘하면 해외 진출의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만 했을 뿐이죠. 다행히 월드컵에서 제 플레이가 나쁘지 않았고, 그걸 AS로마 위민에서 잘 봐주셨기에 연이 닿았던 것 같아요.
AS로마 위민에 대한 첫인상이 궁금해요.
일단 분위기가 너무 좋더라고요. 선수, 코칭스태프, 구단 관계자가 한 팀으로 똘똘 뭉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저는 한국에서만 계속 축구를 한 사람인데, 이탈리아에 가서 직접 축구를 해보니 속도감이 다르게 느껴지더라고요. 아기자기한 것보다는 뭔가 선이 굵은 축구를 한다는 느낌이었어요. 제가 정식으로 팀에 합류하게 된다면 템포 조절을 잘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곧 유럽에서 혼자 지내야 해요. 식사도 스스로 챙겨야 하고, 언어도 배워야 하고 할 일이 많겠어요.
맞아요(웃음). 해야 할 일이 정말 많은데 지금 당장 걱정하지는 않으려고요. 제 성격이 원래 그래요. 미래의 일은 미래의 김신지에게 맡기려고 합니다. (ONSIDE 아는 이탈리아어가 있으면 한 마디 해줄 수 있나요?) 음……CIAO(이탈리아어로 ‘안녕’)!
이탈리아에 가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요? 목표를 잡아둔 것이 있을까요?
아직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겠다고 잡아두지는 않았어요. 당장은 팀에 적응하는 일이 시급한 것 같아서요. 최대한 빠르게 적응해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어요. 언제든 필요한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사진=대한축구협회.잊지 못할 2024 FIFA U-20 여자월드컵]
평생 잊지 못할 2024년
이제 위덕대 감독님, 동료들과는 헤어져야 하네요.
이탈리아에서 돌아온 이후 아직 만나지는 못했어요. 이제 헤어져야 하는 건 아쉽지만 그렇다고 해서 슬픈 느낌은 들지 않아요. 축구 선수로 살다 보면 만나고 헤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죠. 서로 쿨하게 ‘잘 가라’, ‘잘 있어라’라고 말할 것 같아요.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하다 보면 또 다시 만날 수 있으니까요.
2024년은 김신지 선수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활약이 정말 좋았어요.
지난해 저의 모습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주셔서 감사했어요. 주변의 관심을 받다 보니 때로는 '꿈인가?'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사실 저는 주목을 받는 스타일의 선수가 아닙니다. 공격형 미드필더였던 제가 U-20 여자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수비형 미드필더를 봤잖아요. 새로운 포지션에서의 플레이를 좋게 봐주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루 말할 수 없이 행복하고, 앞으로 더 성장해야 한다고 다짐했습니다.
여자 U-20 월드컵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어요. 지나고 보면 이 대회는 어떤 기억으로 남았나요?
지금 돌아봐도 월드컵은 제 인생에서 잊지 못할 시간들이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선수로서 큰 대회를 처음 경험해 봤는데,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한국의 월드컵 네 경기(조별리그 3경기, 16강전)에 모두 선발 출전했어요.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경기는 무엇인가요?
당연히 독일전이죠! 저희가 유일하게 이긴 경기이기도 하고요. 쉽지 않았지만 좋은 결과로 끝나서 다행이었습니다. 경기를 풀어가는 것이 너무 재미있었고 그 경기에서 최우수 선수(Player of the Match)로 선정돼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경기 끝나고 도핑 테스트가 있어서 분위기를 길게 느끼지는 못했지만, 아무튼 그 날은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 생각보다 빨리 적응했는데 어떤 점에 가장 신경을 썼는지 궁금해요.
공격과 수비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최대한 그 연결이 부드럽게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항상 제 단점이 수비라고 생각했는데, 처음 대표팀에 와서 수비형 미드필더를 보려고 하니 어렵더라고요. 게다가 대표팀은 수준이 훨씬 높잖아요.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계속 부딪히면서 최선을 다하려고 했습니다. 지금도 수비형 미드필더를 보는 제 플레이가 100%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이전보다는 많이 늘었다고 생각 중입니다.
2023년 11월부터 2024년 9월까지 약 10개월 간 월드컵을 위해 호흡을 맞춰왔어요. 선수들이랑은 눈빛만 봐도 통하지 않나요?
맞아요. 그런데 사실 10개월 보다 더 오래 호흡을 맞춰온 선수들이 있어요. 이번 월드컵 대표팀에는 (전)유경이, (배)예빈이 등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축구를 한 친구들이 많거든요. 딱히 뭐라고 말을 하지 않아도 눈빛만 보면 통하는 사이입니다. 그래서 큰 대회를 더 재미있게 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콜롬비아와의 16강전에서 0-1로 아쉽게 진 이후에는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궁금해요.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는데 아쉽게 끝나버렸잖아요. (박윤정) 감독님도 선수들도 그저 서로 아쉬워했죠. 하지만 모두가 뭉쳐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에서 16강까지 올라간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입니다. 우리에게는 좋은 추억이었고, 또 16강이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월드컵에서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가 있나요?
(한참 생각하다가) 아! 한 가지 생각났어요. 박윤정 감독님이 선수들에게 복근 운동을 같이 하자고 말씀하신 적이 있거든요. 저랑 몇 명의 선수들이 모여서 감독님이랑 같이 복근 운동을 하는데, 갑자기 (박)수정이가 엎드려 있는 감독님의 엉덩이를 딱!하고 때린 거예요. 순간 거기 있던 모두가 ‘응?’했어요. 그러다 다 같이 폭소했죠. 감독님도 웃으면서 잘 받아 주셨어요. 박윤정 감독님은 평소에도 친구처럼 선수들에게 편하게 다가와 주시는 분입니다. 같이 장난도 잘 쳐주시고요. 선수로서 배울 것도 많고 정말 존경하는 분이기도 해요.
U-20 월드컵이 끝나고 두 달 뒤 A대표팀에도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어요. 명단에 포함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바로 A대표팀에 소집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어요. 추계한국여자축구연맹전에서 고등학교 경기를 보고 있을 때 (A대표팀 소집) 소식을 들었거든요. 듣자마자 ‘꿈인가? 진짜인가?’라는 생각만 들더라고요. 믿을 수 없었습니다.
스페인과의 친선 경기를 통해 A대표팀에 데뷔했죠. 첫 A대표팀 경기는 어땠나요? 비록 결과는 졌지만 우리보다 수준이 높은 팀이라 배울 점이 많았을 것 같아요.
선발로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긴장이 되지는 않더라고요. 그런데 첫 A대표팀 경기이고 상대도 강팀이다 보니 템포가 평소보다 빠르다는 느낌이 들기는 했어요. 한 마디로 정신이 없었죠(웃음). 스페인은 언제나 우승후보잖아요. 발롱도르를 받은 선수들도 있고요. 이렇게 좋은 팀과 부딪히면서 그들의 힘이나 볼 차는 센스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좋았어요.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는데 스페인 선수들 사이에서 빌드업을 시도했던 순간은 잊지 못할 거예요.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됐던 경기고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지소연, 이영주 등 여자축구 선배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느낀 점도 있을 것 같아요.
제가 너무 낯을 많이 가려서 A대표팀에 가면 적응을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더라고요. 그런데 걱정이 무색할 만큼 언니들이 너무 잘 챙겨 주셨어요. 훈련할 때나 생활할 때 도움이 될 만한 조언들을 많이 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축구를 하면서 이런 선배들을 만나본 적이 많지는 않았기에 더 좋았던 것 같아요. (ONSIDE 언니들이 했던 조언들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지)소연 언니가 해외에 나가면 나라를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이 기억에 남아요. 해외 사람들은 한국의 이미지를 너를 통해 얻게 되니까 정말 잘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올해도 계속 대표팀에 소집될 텐데 어떤 각오로 임하고 싶나요?
연령별 대표팀에 있을 때보다 확실히 A대표팀은 템포가 빨라서 어려운 면이 있어요. 하지만 빨리 적응해야죠. 언니들과의 경쟁에서 지고 싶지 않아요. 팀의 중심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진=대한축구협회.김신지는 더 나은 2025년을 꿈꾸고 있다]
2025년, 꿈 같은 일들이 생기길
이제 옛날 이야기를 해볼까요? 축구는 언제,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됐나요?
유치원 때는 태권도를 했어요. 그런데 태권도장을 다니다 보면 축구 등 다른 운동을 할 기회가 종종 있거든요. 그 때 축구공을 처음 만져봤죠. 초등학교에 올라오니 방과 후 수업으로 축구가 있더라고요. 수업에서 열심히 축구를 했는데 체육 선생님이 제 가능성을 알아보신 것 같아요.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 중 저만 혼자 여자였는데, 선생님이 여자 축구부가 있는 학교로 전학을 권유하셨어요. 부산 출신이었는데 포항 상대초로 전학을 가게 된 계기였습니다.
초중고 시절을 통틀어서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반대로 잊고 싶었던 기억이 있었나요?
중학교 때 1년간 5개 대회를 치르면서 그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했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잊고 싶었던 기억은……경기 못 뛰어서 혼날 때입니다(웃음). 하지만 그런 순간이 없었다면 발전도 없었을 거예요. 좋게 생각하고 있어요.
위덕대에서의 생활은 어떤지 궁금해요.
저희 팀은 그냥 가족이에요. 가족처럼 서로를 생각하고 생활하기에 분위기가 항상 좋아요. 홍상현 감독님과 선수들 모두 가깝고 어렵지 않게 소통도 잘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호흡이 잘 맞아서 경기장 안에서 더 좋은 플레이를 보일 수 있는 것 같아요. 감독님은 항상 저에게 욕심을 내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종종 해주시는 조언들이 도움이 많이 되고 있어요.
축구를 하면서 슬럼프를 겪었던 적이 있나요?
딱히 없었던 것 같아요. 저의 축구는 그냥 물처럼 잔잔하게 흘렀다고 생각해요. (ONSIDE 평소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 스타일인가요?) 맞아요. 스트레스가 아예 없었다고 말하지는 못하지만, 빨리 잊는 편이에요. 그게 저한테도 좋으니까요.
전유경 선수는 ‘(김)신지의 패스가 아니었다면 내가 받은 득점상 몇 개를 반납해야 한다’고 했어요.
저도 동의합니다. (전)유경이 뿐만 아니라 (배)예빈이, (박)수정이 등과는 워낙 오래 호흡을 맞춘 선수들이라 눈만 봐도 통할 정도예요. 유경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잘 알고 있으니 좋은 패스를 넣어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ONSIDE 공격수 선수들에게 밥을 얻어먹어도 되는 것 아닌가요?) 아직 그런 적은 없는데, 이제부터 얻어먹어볼까 합니다(웃음)
평소 장난을 잘 치는 성격이라고 들었어요. 전유경 선수가 ‘(김)신지는 조용한데 사차원이다’라고 하더라고요.
모르는 사람에게는 낯을 가리지만 친해지면 저도 모르게 엉뚱한 면들이 나오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장난도 잘 치는 것 같고요. 또 평소 친구들이랑 사진이나 영상을 찍는 걸 좋아해요. 제 취미가 친구들의 웃는 모습이나 예쁜 자연 환경을 카메라에 담고 기록으로 남기는 것입니다. 아, 여행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도 좋아해요. 이번에 이탈리아에 가서도 그 유명한 트레비 분수를 보고 왔는데, 신기했지만 사람이 너무 많더라고요. 빨리 사진만 찍고 빠져나왔습니다.
동료들이 김신지 선수를 ‘축구 도사’로 부르더라고요.
(웃음) 저는 제가 도사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동료들이 그렇게 불러줘서 고마워요. 그 정도로 신뢰를 얻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ONSIDE ‘축구 도사’가 된 건 재능 때문일까요? 노력 덕분일까요?) 재능이 한 30%라면 노력이 70%인 것 같아요. 축구는 하면 할수록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그래서 평소 축구 영상도 많이 보고 여러 기술들도 직접 따라해보려고 해요. 호기심이 많아서 새로운 것들을 찾아보고 연습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평소 개인 훈련을 많이 하는 스타일인가요?
그렇게 개인 훈련을 많이 하지는 않아요. 주로 머리로 훈련(이미지 트레이닝)을 하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그중에서도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 영상을 자주 보고 있어요. 혹은 평소 제가 닮고 싶은 선수들의 스페셜 영상도 찾아서 봅니다. 케빈 더 브라위너를 롤모델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요즘에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보고 있어서 로드리(이상 맨체스터 시티)가 마음에 들더라고요.
본인이 생각하는 강점은 무엇인가요?
어느 상황이든 영리하게 플레이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볼 배급과 패스도 자신 있는 편이지만 이건 딱히 비결이라고 할 것이 없어요.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자축구가 세대 교체 시기에 접어들고 있어요. 세대 교체 주역 중 하나이기에 책임감이 적지 않을 것 같아요.
저와 제 또래 선수들이 주축이 돼 여자축구를 발전시켜 나가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어요. 하지만 굳이 의식하지는 않으려고 해요. 목표이긴 하지만 이것만 너무 생각하지 않고, 그저 순간순간마다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미래에는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2025년을 어떤 한 해로 만들고 싶나요?
2025년은 2024년보다 더 꿈 같은 일들이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여자축구는 비인기 종목이지만 늘 인기 종목 못지않게 팬들이 높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도 재미있는 축구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이 글은 KFA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2월호 ‘INTERVIEW’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제 옛날 이야기를 해볼까요? 축구는 언제,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됐나요?
유치원 때는 태권도를 했어요. 그런데 태권도장을 다니다 보면 축구 등 다른 운동을 할 기회가 종종 있거든요. 그 때 축구공을 처음 만져봤죠. 초등학교에 올라오니 방과 후 수업으로 축구가 있더라고요. 수업에서 열심히 축구를 했는데 체육 선생님이 제 가능성을 알아보신 것 같아요.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 중 저만 혼자 여자였는데, 선생님이 여자 축구부가 있는 학교로 전학을 권유하셨어요. 부산 출신이었는데 포항 상대초로 전학을 가게 된 계기였습니다.
초중고 시절을 통틀어서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반대로 잊고 싶었던 기억이 있었나요?
중학교 때 1년간 5개 대회를 치르면서 그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했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잊고 싶었던 기억은……경기 못 뛰어서 혼날 때입니다(웃음). 하지만 그런 순간이 없었다면 발전도 없었을 거예요. 좋게 생각하고 있어요.
위덕대에서의 생활은 어떤지 궁금해요.
저희 팀은 그냥 가족이에요. 가족처럼 서로를 생각하고 생활하기에 분위기가 항상 좋아요. 홍상현 감독님과 선수들 모두 가깝고 어렵지 않게 소통도 잘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호흡이 잘 맞아서 경기장 안에서 더 좋은 플레이를 보일 수 있는 것 같아요. 감독님은 항상 저에게 욕심을 내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종종 해주시는 조언들이 도움이 많이 되고 있어요.
축구를 하면서 슬럼프를 겪었던 적이 있나요?
딱히 없었던 것 같아요. 저의 축구는 그냥 물처럼 잔잔하게 흘렀다고 생각해요. (ONSIDE 평소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 스타일인가요?) 맞아요. 스트레스가 아예 없었다고 말하지는 못하지만, 빨리 잊는 편이에요. 그게 저한테도 좋으니까요.
전유경 선수는 ‘(김)신지의 패스가 아니었다면 내가 받은 득점상 몇 개를 반납해야 한다’고 했어요.
저도 동의합니다. (전)유경이 뿐만 아니라 (배)예빈이, (박)수정이 등과는 워낙 오래 호흡을 맞춘 선수들이라 눈만 봐도 통할 정도예요. 유경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잘 알고 있으니 좋은 패스를 넣어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ONSIDE 공격수 선수들에게 밥을 얻어먹어도 되는 것 아닌가요?) 아직 그런 적은 없는데, 이제부터 얻어먹어볼까 합니다(웃음)
평소 장난을 잘 치는 성격이라고 들었어요. 전유경 선수가 ‘(김)신지는 조용한데 사차원이다’라고 하더라고요.
모르는 사람에게는 낯을 가리지만 친해지면 저도 모르게 엉뚱한 면들이 나오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장난도 잘 치는 것 같고요. 또 평소 친구들이랑 사진이나 영상을 찍는 걸 좋아해요. 제 취미가 친구들의 웃는 모습이나 예쁜 자연 환경을 카메라에 담고 기록으로 남기는 것입니다. 아, 여행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도 좋아해요. 이번에 이탈리아에 가서도 그 유명한 트레비 분수를 보고 왔는데, 신기했지만 사람이 너무 많더라고요. 빨리 사진만 찍고 빠져나왔습니다.
동료들이 김신지 선수를 ‘축구 도사’로 부르더라고요.
(웃음) 저는 제가 도사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동료들이 그렇게 불러줘서 고마워요. 그 정도로 신뢰를 얻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ONSIDE ‘축구 도사’가 된 건 재능 때문일까요? 노력 덕분일까요?) 재능이 한 30%라면 노력이 70%인 것 같아요. 축구는 하면 할수록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그래서 평소 축구 영상도 많이 보고 여러 기술들도 직접 따라해보려고 해요. 호기심이 많아서 새로운 것들을 찾아보고 연습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평소 개인 훈련을 많이 하는 스타일인가요?
그렇게 개인 훈련을 많이 하지는 않아요. 주로 머리로 훈련(이미지 트레이닝)을 하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그중에서도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 영상을 자주 보고 있어요. 혹은 평소 제가 닮고 싶은 선수들의 스페셜 영상도 찾아서 봅니다. 케빈 더 브라위너를 롤모델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요즘에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보고 있어서 로드리(이상 맨체스터 시티)가 마음에 들더라고요.
본인이 생각하는 강점은 무엇인가요?
어느 상황이든 영리하게 플레이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볼 배급과 패스도 자신 있는 편이지만 이건 딱히 비결이라고 할 것이 없어요.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자축구가 세대 교체 시기에 접어들고 있어요. 세대 교체 주역 중 하나이기에 책임감이 적지 않을 것 같아요.
저와 제 또래 선수들이 주축이 돼 여자축구를 발전시켜 나가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어요. 하지만 굳이 의식하지는 않으려고 해요. 목표이긴 하지만 이것만 너무 생각하지 않고, 그저 순간순간마다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미래에는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2025년을 어떤 한 해로 만들고 싶나요?
2025년은 2024년보다 더 꿈 같은 일들이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여자축구는 비인기 종목이지만 늘 인기 종목 못지않게 팬들이 높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도 재미있는 축구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이 글은 KFA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2월호 ‘INTERVIEW’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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