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컵 정상 포항스틸러스 박태하 감독 "내년에는 더 잘 준비해 대회 3연패까지 노리겠다”
포항 박태하 감독 “선수 시절 우승과 비교할 수 없어”
[사진=대한축구협회. 박태하 감독이 우승 세레머니에서 포항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코리아컵 정상에 오른 포항스틸러스(이하 포항)의 박태하 감독은 과거 선수 시절 포항 소속으로 거머쥔 대회 우승과는 비교할 수 없다며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박태하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30일 오후 3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김판곤 감독의 울산을 3-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포항은 전반 38분 주민규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24분 정재희의 골로 균형을 맞춘데 이어 연장 후반 7분 김인성, 연장 후반 추가시간 강현제의 연이은 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로써 ‘디펜딩 챔피언’ 포항은 2년 연속 우승과 동시에 통산 6번째 코리아컵 정상(1996, 2008, 2012, 2013, 2023, 2024)에 오르며 전북현대와 수원삼성(이하 5회)을 제치고 대회 최다 우승팀 단독 1위에 오르게 됐다.
작년까지 FA컵으로 불렸던 대회는 올해부터 코리아컵이라는 명칭으로 변화를 맞으면서 결승전도 중립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치러졌다. 잉글랜드의 FA컵이 축구 성지인 웸블리 구장에서 진행되는 것처럼 코리아컵도 한국축구의 상징적인 장소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통을 확립하고자 이같이 결정됐다. 더불어 당초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열리던 결승 방식도 단판으로 바뀌었다.
박태하 감독은 과거 선수 시절 포항 소속으로 초대 대회였던 1996년 코리아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지만 당시 경기에 출전하지는 못했다. 박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과거 선수로서 포항의 코리아컵 우승을 함께 했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다”며 “추운 날씨에도 먼 길 찾아준 팬들과 선수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내년에는 더 잘 준비해 대회 3연패까지 노리겠다”고 설명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박태하 감독이 우승 세레머니에서 포항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다음은 박태하 감독과의 일문일답.
- 경기 총평은.
포항 팬들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추운 날씨에 와준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전한다. 시즌 초에는 좋은 과정을 거쳤지만 그 이후에는 힘든 시기가 지속됐다. 그 안에서도 선수들의 땀과 노력, 팬들의 성원이 있었기에 극복할 수 있었다. 전반전에는 울산이 리그 우승팀답게 잘 싸웠지만 우리가 주중 챔피언스리그에서 로테이션을 돌린 점이 오늘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중원싸움에 밀리는 타이밍에 선수들 간 변화를 적절하게 준 게 잘 드러났고, (김)인성이가 멋진 마무리를 보인 점에 대해서도 고맙다.
- 역사적으로 중요한 순간마다 포항이 울산을 잘 잡아낸다. 감독으로서 이 점을 얘기하자면.
사실 역사적인 내용을 내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오로지 승리하는 점에만 집중했다.
- 올 시즌 여름을 기점으로 힘든 시기가 있었다. 그렇기에 이번 우승이 특히 의미 있을 텐데.
결승전까지 올라와서 그동안 전반기에 좋았던 기억은 다 잊은 상태였다. 리그에서 울산에 열세를 기록했기 때문에 그 점을 만회하고 싶었다. 시작은 비록 어려웠어도 마지막에 웃고자 했는데, 그 상황이 와서 기쁘게 생각한다.
- 처음 팀에 부임했을 때 ‘감동 있는 축구’를 펼치겠다고 했다. 시즌을 돌아봤을 때 잘 드러났는가.
60%였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완벽하게 펼쳤다고 말씀 드릴 수는 없다. 부상 등 어려운 상황에서 선수들은 여름이 지난 후 더 무너질 수도 있었다. 내 노력도 있었지만 선수들이 따라와주지 않았더라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 특히 (김)인성이나 (신)광훈이 등 고참들의 역할이 컸다.
- 1996년 포항의 초대 코리아컵 우승 당시 선수였다. 이번 우승은 느낌이 다른지.
팀에 속해있었지만 당시 국가대표팀 소집 후 복귀를 못한 상태에서 치러졌던 결승전이었기에 내가 큰 공을 세운 건 없었다. 이번 우승은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
- 대회 2연패는 통산 4번째 기록이다. 지금껏 3연패는 없었는데 이에 대한 욕심은.
내년에도 준비 잘 해서 그런 기록을 이어나가면 좋겠다. 리그든 코리아컵이든 올해보다 더 나은 성적을 목표로 내년을 준비하겠다.
- 시즌 전 평가에는 우려스러운 내용도 많았지만 결국 결과로 증명했다.
전부 선수들 덕분이다. 선수들이 행복하게 축구하는 모습을 보는 게 내게 보람이다. 또 팬들도 즐겁게 축구 볼 수 있도록 하자는 마음으로 일하는 중이다. 다시 한 번 선수들의 노고에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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