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김민재’ 강민우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 강대희 기자
  • 발행 2022-07-14 07:38

[사진=대한축구협회]


만 16세 중앙수비수 강민우(현대고)는 팔색조 유망주다. 탁월한 공중볼 다툼 능력, 빠른 스피드 등 다양한 장점으로 연령별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차근차근 성장 중이다. “쉽게 플레이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국가대표 중앙수비수’ 김민재의 향기가 느껴졌다.



강민우는 변성환 감독이 이끄는 남자 U-16 대표팀의 핵심 자원이다. 좋은 피지컬과 뛰어난 공중볼 다툼 능력, 빠른 스피드 등의 장점을 지닌 그는 올해 1월 변 감독이 U-16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꾸준히 소집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에서 열린 ‘U-16 인터내셔널 드림컵 2022’에 참가해 일본(0-3 패), 멕시코(3-3 무, 1 PSO 3), 우루과이(0-0 무, 1 PSO 3)를 상대하며 값진 경험을 쌓았다.



변성환호는 이 대회에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코로나19로 2년 넘게 국제대회가 열리지 않은 탓에 경험 부족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변성환 감독은 강민우를 비롯한 몇몇 선수들의 빛나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중에서도 강민우는 경험만 쌓으면 지금보다 더 성장할 수 있으며 나아가 ‘제2의 김민재’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 변 감독의 생각이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최고의 중앙수비수로 자리 잡은 김민재(페네르바체)는 수많은 수비 유망주들의 롤모델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공격수로 축구를 시작해 5학년 때 중앙수비수로 포지션을 바꾼 강민우도 평소 김민재와 버질 반 다이크(리버풀)의 경기 영상을 보며 꿈을 키워왔다.



2022년 현대고 1학년이 된 강민우는 한 단계씩 성장해 김민재처럼 쉽게 플레이하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주하지 말고 지금보다 더 노력해야 한다. 강민우는 “내가 ‘제2의 김민재’라는 평가를 받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면서 “중앙수비수는 쉽게 플레이를 해야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사소한 것부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U-16 인터내셔널 드림컵 2022’는 어떤 대회였나요?

원하는 성적을 내지 못해 아쉬운 대회였죠. 그래도 처음 외국팀들과 부딪혀봤다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었어요. 대회에서 만난 세 팀 모두가 수준 높은 축구를 했죠. 일본은 굉장히 조직력이 좋았고 멕시코는 개인 능력이 뛰어났으며 우루과이는 좋은 피지컬을 가진 선수가 많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아무래도 첫 국제대회라서 긴장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아요.

맞아요. 실제로 일본, 멕시코랑 했을 때 전반 초반에 실점을 했죠. 그래서 어려운 경기를 했던 것 같아요. 초반에 실점이 나오니 마음이 급해져서 원래 우리가 가진 경기력이 제대로 나오지 못했어요. 그건 지금도 아쉬워요.



어떻게 이 대회를 준비했는지 궁금해요.

U-16 대표팀으로 처음 참가하는 국제대회였잖아요. 그래서 훈련이나 연습경기를 통해 부족한 점을 발견하고 계속 보완해나가는 식으로 대회를 준비했어요. 저도 첫 국제대회라서 마음가짐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세 경기에서 6실점을 한 것은 수비수로서 아쉬워요. 그래서 저에게는 6~70점 정도밖에 못 줄 것 같아요.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번 대회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코로나19로 밖을 마음껏 돌아다니지는 못하고 주로 숙소에만 있었어요. 1인 1실이었거든요. 그런데 숙소 바로 앞에 공동묘지가 있는 거예요. 그것도 창문을 열면 딱 보이는 위치였어요. 공동묘지 때문에 무서워서 혼자 못 자는 친구들이 있었어요(웃음). 1인 1실이었지만 무서워한 친구들은 두 명씩 같이 잤죠.



변성환 감독님은 어떤 스타일인가요?

운동장에서는 호랑이 같아요. 공을 투박하게 차더라도 운동장에서 근성과 투지를 보여주는 선수들을 선호하시죠. 경기에 나설 때는 물러서지 말고 ‘창대 창’으로 맞부딪혀 싸우라고 강조하시고요. 반면 운동장 밖에서는 아빠 같아요. 장난도 많이 치시고 아이들에게 춤과 노래도 자주 시키시죠.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주려고 변 감독님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 전체가 노력하고 계세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꾸준히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에 참가했어요.

골든에이지에 가면 전국에서 축구를 잘하는 친구들이 다 모였잖아요. 그래서 동기부여가 됐죠. 자신감도 생겼고요. 참가 선수들이 모두 각자의 스타일이 다르다 보니 배울 점도 많았어요. 물론 파주NFC의 맛있는 밥을 먹는 것도 큰 즐거움이었죠(웃음). 골든에이지 갈 때마다 1~2kg씩 살이 쪄서 돌아왔어요.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있나요?

전임지도자 선생님들이 해주신 모든 피드백이 기억에 남지만 그중에서도 ‘중앙수비수는 쉽게 플레이해야 잘하는 것’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아요. 지금도 그 말을 계속 되새겨요. 그래서 매번 경기에 나설 때마다 쉽게 플레이를 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변성환 감독님이 ‘제2의 김민재’로 기대를 하시더라고요.

너무 과분한 평가예요. 물론 저도 중앙수비수이기에 김민재 선수처럼 훌륭한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런데 아직 나이도 어린데다가 배워야 할 것도 많아요. 김민재 선수처럼 되기 위해서는 터치, 패스 등 기본적인 기술부터 세심하게 갈고 닦아야 하죠. 게다가 인사, 배려 등 외적인 부분도 국가대표답게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소속팀 이야기를 해볼게요. 울산현대 유스로 꾸준히 뛰었어요.

저는 집이 울산이에요. 초등학교부터 지금까지 쭉 울산에서 자라왔죠. 그래서 울산현대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요. 울산현대 유스로 뛸 수 있는 것은 선수로서 영광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클럽하우스 시설, 훈련 환경 모두 최고잖아요. 훈련할 때 더 집중할 수밖에 없어요. 좋은 환경에서 항상 감독님, 코치님의 말씀을 잘 새겨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올해 현대고 1학년이 됐는데 현대중 시절과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일단은 피지컬 차이가 제일 눈에 띄어요. 중학교 때도 또래보다 키가 큰 편이어서 피지컬로는 자신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고등학교에 오니 전부 다 좋은 피지컬을 지녔더라고요. 그래서 피지컬 관리를 더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게다가 몸싸움도 중학교 때와 달리 격해질 테니 부상도 조심해야 하죠.



현영민 감독님과 현대고 입단 동기가 됐네요.

공교롭게도 현영민 감독님이랑 변성환 감독님이랑 나이도 같고 선수 시절 울산현대에서 같이 뛰기도 했어요. 신기하죠. 현영민 감독님도 (변성환 감독님처럼)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경기장에서 뛰어야 할 때 절대 지지 말아야 한다고 말씀하시죠. 저한테는 개인적으로 ‘공을 쉽게 차라’, ‘뒤에서 리드를 많이 하라’고 주문하셨어요.



현대고를 거친 베테랑 선수들이 많아요. 누구를 닮고 싶나요?

현대고 출신의 좋은 선수들이 정말 많은데 그중에서도 임종은 선수를 닮고 싶어요. 울산현대 유스 출신이고 저랑 포지션이 같아 프로 경기를 볼 때 임종은 선수의 플레이를 집중적으로 봐요. 안정적인 수비력과 높은 타점, 헤더 능력 모두 제가 배우고 싶은 것들이에요. 임종은 선수를 보면서 저도 빨리 프로에 설 날을 꿈꾸게 됩니다.



어떤 각오로 고등학교 3년을 보내고 싶나요?

경쟁은 피할 수 없기에 제 능력을 아낌없이 발휘해서 현대고에서 주전으로 자리 잡는 것이 우선 목표입니다. 경기에 나설 때마다 지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간절하게 뛰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해요. 훈련 때도 제 능력의 200%를 발휘하고 싶어요. 나가는 모든 경기에서 승리하고 싶습니다.



다른 이야기를 해볼게요. 축구는 언제 시작했나요?

아버지가 축구를 좋아하셔서 저도 어렸을 때부터 자주 공차면서 뛰어놀았죠. 그러다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정식으로 축구를 시작했어요. 원래는 공격수였는데 팀에서 중앙수비수를 볼 자원이 없다고 해서 또래보다 키가 컸던 제가 가게 됐죠. 그때가 5학년 때였어요. 지금은 중앙수비수가 저한테 잘 맞는 것 같아요. 다른 포지션에 비해 쉽기도 하고요.



평소 해외 경기도 자주 보나요?

버질 반 다이크와 김민재 선수를 좋아해서 이 두 선수의 하이라이트 영상은 자주 챙겨 봅니다. 이 밖에도 세계적인 수비수들의 플레이는 놓치지 않고 찾아보는 편이에요. 언젠가는 저도 이 선수들처럼 해외에서 뛸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하반기는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해요.

소속팀에서는 이제 K리그 U17 챔피언십(7월 16일~7월 28일)을 준비해야 하고 대표팀에서는 AFC U-17 아시안컵 예선(10월)을 준비해야 해요. 체력적으로 힘들겠지만 어차피 제가 다 거쳐야 하는 과정인 만큼 모든 것을 쏟아부어서 잘 준비하고 싶어요. 물론 부상을 조심해야 하겠죠.



AFC U-17 아시안컵 예선과 본선을 통과하면 FIFA U-17 월드컵에 나갈 수 있어요.

제가 월드컵까지 간다는 보장은 할 수 없어요.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는 법이잖아요. 수많은 선수들이 이 자리에 오기 위해 지금도 땀을 흘리고 있어요. 제가 이들보다 먼저 기회를 받기는 했지만 이 자리가 영원할 수는 없거든요. 그래서 따라잡히지 않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런 간절함이 있어야 월드컵에 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만약 진짜로 월드컵에 서게 된다면 꿈만 같을 것 같아요. 세계적인 선수들과 직접 부딪힐 수 있잖아요. 인생에 있어 U-17 월드컵은 한 번인 만큼 나갈 수 있다면 팀의 좋은 성적을 위해 노력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월드컵을 통해 많은 스카우터들의 눈에 띄는 것이 목표입니다.



어떤 선수로 성장하고 싶나요?

아직 어린 만큼 잘 배우는 것이 먼저인 것 같아요. 쉽게 플레이하는 중앙수비수가 되기 위해 배우고 성장하는데 모든 노력을 다할 거예요. 그렇게 해서 국내에 머물지 않고 해외에 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갖췄으면 좋겠어요. 손흥민 선수나 김민재 선수처럼 해외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강민우

생년월일: 2006년 3월 2일

신체조건: 185cm 77kg

포지션: DF(중앙수비수)

출신팀: 울산현대 U-12-울산현대 U-15(현대중)-울산현대 U-18(현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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