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한축구협회: 배승균은 영등포공고와의 경기에서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했다.]
“페예노르트 입단식 다음날 친구들과 같이 깎았어요. 특별한 이유는 없고, 그냥 친구들과의 약속이었습니다.”
최근 네덜란드 프로축구 페예노르트와 3년 계약을 맺어 화제가 된 보인고 미드필더 배승균(18)은 길었던 머리카락을 짧게 잘랐다. 본인은 삭발한 이유를 대수롭지 않게 말했지만 주변의 관심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한 행동처럼 보였다.
지난 8일 페예노르트는 보인고에서 배승균의 입단식을 진행했다. 더불어 구단 SNS를 통해 배승균과 3년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유소년 계약이 아닌 1군 계약이다. 배승균은 차기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오는 6월 말 네덜란드로 건너갈 예정이다. 이제 보인고에서 활약할 수 있는 시간은 두 달여 남짓이다.
배승균은 남은 기간 동안 보인고에서 후회 없는 활약을 다짐하고 있다. 그 시작은 지난 19일 열린 영등포공고와의 고등리그 경기였다. 이날 배승균은 0-1로 뒤진 상황에서 동점골을 넣고, 역전골을 돕는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현장에서 그의 플레이를 본 사람들은 배승균의 탁월한 센스와 유연한 드리블 실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짧게 자른 머리카락을 매만지고 있는 배승균.]
특히 1-1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 나온 역전골 장면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오른쪽 측면에서 볼을 잡은 배승균이 유려한 드리블로 수비수 서너 명을 추풍낙엽처럼 떨어뜨린 후 골라인 근처에서 컷백 패스를 내줬다. 이를 쇄도하던 양지산이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평소 팀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주로 활약하던 배승균은 이날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시작해 후반에 공격적인 역할을 맡았다. 김형겸 보인고 감독은 주전 센터백이 부상을 당한 상황에서 미드필더진을 한 단계씩 내렸고, 배승균에게도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겼다. 배승균은 전반에는 상대 공격수와 적극적인 공중볼 경합과 몸싸움을 벌이며 끈질긴 수비력을 보였다.
그리고 후반에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자마자 가지고 있던 공격력을 폭발시켰다. 최근 고등부에서 좋은 성적을 내며 강팀으로 자리잡은 영등포공고 선수들도 배승균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결국 배승균은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을 펼치며 승리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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