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서 친정팀 만난 최진수 “설레는 마음이 더 컸어요”

  • 강대희 기자
  • 발행 2021-04-0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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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축구협회]


“설레는 마음이 더 컸어요. 정말로요.”



열정을 바쳤던 팀을 적으로 상대해야 하는 기분은 어떨까? K3리그 천안시축구단의 최진수는 지난달 27일을 잊지 못한다. 천안시축구단은 이 날 안양종합운동장에서 K리그2 FC안양과 2021 하나은행 FA CUP 2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팀은 1-5로 패배했지만 최진수에게는 잊지 못할 순간 중 하나였다.



이유가 있다. 이호초-현대중-현대고를 졸업하고 2010년 울산현대에 입단한 최진수는 2013년 안양으로 임대된 뒤 3시즌 동안 96경기 12골 23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2013년과 2014년에는 K리그 챌린지(현 K리그2) 베스트 일레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후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최고의 경기력으로 날개를 달았던 안양 시절은 부활을 꿈꾸는 최진수에게 지금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안양과의 맞대결은) 개인적으로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오랜만에 안양종합운동장에서 경기를 할 수 있어 설레었고, 안양 팬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기쁘더라고요. 더욱이 제가 안양에 있을 때는 가변석이 없었는데 이번 FA컵 때 가보니 가변석이 있어 신기했어요. 관중들을 더 가까이 볼 수 있는 환경에서 경기를 할 수 있어 색다르더라고요.”



안양을 떠난 지 대략 6년 정도가 흘렀음에도 최진수는 여전히 안양이 반갑다. 경기 중에는 소속팀의 승리를 위해 치열하게 맞섰지만, 경기 후에는 안양의 구성원들과 반갑게 인사하며 옛 추억을 나눴다. 이는 안양도 마찬가지였다. 안양 구단 공식 SNS에는 FA컵이 끝난 후 최진수와 안양의 코칭스태프가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사진과 함께 ‘최진수 선수, 만나서 정말 반가웠어요!’라는 코멘트가 올라오기도 했다.



“몇몇 친한 선수들이 지금도 안양에서 뛰고 있어요. 이 선수들과 경기 시작 전 기분 좋게 대화를 나눴죠. 경기장에 도착할 때부터 안양 구단 관계자분들이 반갑게 맞이해주셨어요.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더라고요. 경기하기 전에는 계속 설레는 마음만 있었어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컸죠.”



“제가 제일 자신 있는 킥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지금도 팬들이 저의 킥을 많이 기억해주시니까요. 하지만 팀이 패배한 건 개인적으로 많이 아쉽습니다. 경기도 이기고 저도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생각대로 되지 않았네요.”



[사진=대한축구협회] 경기 시작 전 안양 유종현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최진수



친정팀과의 맞대결은 이제 흘러간 과거다. 반가움과 그리움도 잠시 접어두고, 이제는 소속팀의 상승세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2019년 여름 천안에 합류한 최진수는 올해 3년차를 맞이했다. 1990년생인 그는 어느덧 팀에서도 고참급에 속한다. 지난해 천안이 통합 K3리그에서 11위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한 만큼 올해는 앞장서서 팀의 반등을 이끄는 것이 그의 목표다.



올해 최진수가 활약을 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지난해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한 아쉬움이 크기 때문이다. 최진수는 2020년 통합 K3리그 정규 22경기 중 7경기에만 출전했다. 절반도 뛰지 못한 셈이다. “2019년 8월 천안에 합류해서 경기를 나가다 겨울에 무릎 수술을 했어요. 수술과 재활 후 동계훈련에 갔는데 상태가 나아지지 않더라고요. 그것 때문에 폼이 계속 가라앉았고 결국 종아리도 찢어져서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그렇게 오래 쉰 건 처음이었어요.”



“부상으로 쉬면서 정말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경기장에서 제 플레이를 보여줄 수 없다는 게 가장 속상했죠. 지난해의 아픈 경험이 있기에 올해는 부상을 안 당하려고 더욱 신경 쓰고 있습니다. 치료도 성실히 받고 있고 보강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죠. 동계훈련 때부터 몸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김태영 감독님께서도 선수들을 배려해주시고 선수들도 서로 단합하고 있다 보니 올해는 분명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김태영 감독의 색깔을 그라운드에서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공격형 미드필더인 최진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 감독은 지난해 천안에 부임하면서 ‘한물축구(한번 물면 놓지 않는 축구)’를 표방했는데, 이 ‘한물축구’에 위력을 더하기 위해서는 최진수의 날카로운 킥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진수는 선수들의 마인드가 지난해보다 업그레이드 됐기에 더 위력적인 ‘한물축구’를 보여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지난해와 달라진 것 중 하나가 저를 포함한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자세나 마인드가 더욱 남다르게 변했다는 거예요. 올해는 제가 고참이 된 만큼 선수들과 소통도 많이 하고, 중간다리 역할을 충실해 팀 분위기를 최상으로 이끌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목표는 분명하다. 최진수라는 선수가 팬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팀도 자신도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축구선수로서 운동장에서 보여줘야 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부상으로 보여준 것보다 못 보여준 모습이 더 많이 아쉽습니다. 이제 저는 고참에 접어들었지만, 그래도 최진수라는 선수가 아직까지 살아있다는 걸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팀이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둬야하고요.”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어하는 시기인데 경기장에 오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도록 저희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지 못하시더라도, 언제 어디서든 힘찬 응원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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