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학년 대학연맹전서 ‘포텐 터트린’ 1학년 선수 4인

  • 강대희 기자
  • 발행 2021-07-24 10:56

‘포텐 터지다’라는 말은 잠재력(potentiality)이 분출됐다는 의미로 쓰이는 젊은이들 사이의 은어다. 지난 16일 마무리된 태백산기 제16회 1, 2학년 대학축구연맹전은 어린 선수들이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었던 무대였다.



갓 대학에 입학한 1학년 선수들은 출전 기회를 보장받기 위해 먼저 본인의 실력을 입증해야 한다. 하지만 실력을 뽐내기는커녕 고학년 선수들에게 밀려 단 한 경기조차 선발 출전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운이 좋아 빠르게 출전 기회를 잡았더라도 처음 겪는 대학무대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당하기도 한다.



그런 1학년 선수들이 1, 2학년 대학연맹전을 통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저학년 선수들만 출전하는 이 대회에서 충분한 출전 시간을 보장받으며 자신의 강점을 선보일 기회를 잡았다. 이번 1, 2학년 대학연맹전 4강에 오른 팀들에서 각 한 명씩, 라이징 스타라 할 수 있는 1학년 선수 네 명을 꼽았다.



최기윤(용인대)

#29번, MF, 2002년생 1학년, 175cm

U리그 : 9경기 중 4경기 출전, 1골

1, 2학년 대학연맹전 : 8경기 중 6경기 선발·1경기 교체 출전, 7골 3도움



이번 대회에 참가한 용인대 선수 인원은 32명이다. 단국대, 고려대 선수 인원이 각각 18명, 17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많다. 게다가 용인대 선수들은 수도권 최초 6연속 권역 우승, KBSN 제16회 1, 2학년 대학축구대회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출중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이처럼 탄탄한 전력으로 항상 좋은 성적을 내는 용인대에 최기윤은 오른쪽 윙어로 입학했다.



21학번 신입생인 최기윤은 3월 26일에 있던 U리그 개막전 동원대전에서 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그러나 그 후로 발목 인대 부상을 당하면서 2달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5월 28일 예원예술대전에서 복귀한 최기윤은 오랜 시간 경기에 뛰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득점을 기록했고, 최기윤은 2경기를 더 뛰며 경기 실전 감각을 올렸다.



최기윤은 이번 대회에서 대신대와의 예선 2차전 경기를 제외한 모든 경기에 출전해 용인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최기윤은 3대1 가까이 되는 팀 내 경쟁률을 뚫고 선발 출전했을 뿐만 아니라, 7골 3도움을 기록하며 대회 내내 맹활약했다. 그는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는 등 볼 배급을 통해 용인대 공격의 활로를 찾았고, 스피드로 상대 선수들을 제친 후 골까지 넣었다.



최기윤은 결승전이었던 고려대전에서 특히 빛났는데, 팀이 0-1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크로스를 올려 동점골을 도왔고, 전진 패스를 넣어 용인대의 3번째 골 또한 도왔다. 이후에는 왼발 슈팅으로 골까지 넣었다. 교체로 출전했던 32강 군장대전에서는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용인대의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결국 최기윤은 도움상을 수상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최기윤은 “매번 자기 전이나 경기 나가기 전에 골을 넣고 싶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 마음가짐을 갖고 경기에 들어갔기 때문에 공격 포인트까지 쌓을 수 있었다. 여태껏 축구를 하면서 쌓아온 감각과 경험이 이번에 빛을 발한 것 같다”며 맹활약의 원동력을 밝혔다.



박세준(고려대)

#24번, MF, 2002년생 1학년, 178cm

U리그 : 9경기 중 5경기 출전, 1도움

1, 2학년 대학연맹전 : 7경기 중 6경기 선발 출전, 2골 3도움



매탄고(수원삼성 U-18) 출신의 박세준은 대학축구의 전통 강호 고려대에 측면 미드필더로 입학했다. 1학년인 박세준은 아직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지만, 경기에 나설 때마다 영리한 축구를 선보이고 있다. 그는 2선에서 간결한 패스로 경기를 풀어나가고, 주변에 있는 동료를 잘 활용해 공격에 도움을 준다. 또한 좋은 볼 소유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박세준은 고려대의 시즌 첫 경기였던 춘계연맹전 1차전 목포과학대전에 선발 출전해 대학무대 데뷔전을 치렀고, 팀의 6-0 대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그는 춘계연맹전이 끝난 후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약 2달 만인 4월 23일 U리그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 후로 박세준은 U리그 4경기를 더 소화했지만, 골은 넣지 못한 채 리그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박세준은 이번 대회 첫 경기였던 수성대전부터 선발 출전해 본인의 실력을 뽐냈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트리는 패스를 보내 도움 기록을 쌓았고,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넣어 고려대의 다섯 번째 골에 관여했다. 예선 2차전인 중원대전에서는 2골을 넣어 대학무대 데뷔골을 기록했는데, 특히 수비 5명을 제치고 넣은 두 번째 골은 감탄을 자아냈다.

토너먼트에 진출한 후에도 박세준은 중원에서 질 좋은 패스를 배급하며 2도움을 추가했다. 경고 누적으로 인해 4강 전주기전대전에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그는 7경기 중 6경기를 선발 출전하며 고려대를 결승까지 이끌었다.



 유남주(전주기전대)


#15번, MF, 2002년생 1학년, 170cm

U리그 : 8경기 중 7경기 출전, 1골

1, 2학년 대학연맹전 : 7경기 중 4경기 선발·3경기 교체 출전, 3골 3도움



유남주 역시 매탄고 출신이다. 주 포지션은 윙포워드지만, 전주기전대에 입학하면서부터 멀티 자원으로 활용됐다. 유남주가 가진 재능을 눈여겨본 전주기전대 우경복 감독은 유남주를 윙포워드에 세우기만을 고집하지 않고, 미드필더나 포워드 등 다양한 자리에 기용하면서 그가 가진 기량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유남주는 네 명의 선수 중 유일하게 U리그 경기를 꾸준히 소화했는데, 이는 전주기전대가 2년제 대학이었던 덕도 있다. 그는 U리그 첫 경기인 배제대전부터 선발 출전해 우경복 감독의 전술과 지시에 따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해냈다. 매번 다른 자리를 소화하느라 어려움도 있었지만 5월 28일 강동대전에서는 U리그 데뷔골을 기록했다.



킥이 좋은 유남주는 이번 대회 세트피스 상황에서 각종 킥을 담당했다. 게다가 170cm라는 작은 키에도 머리를 잘 사용해서 헤더 도움까지 기록했다. 그는 예선 3차전인 대경대전에서 교체 출전해, 하프라인 부근에서 헤더 패스로 도움을 기록했다.



유남주는 고려대와의 4강전에서 지고 있던 전주기전대를 역전까지 이끌었다. 왼쪽 측면에서 상체 페인트 동작으로 상대 수비수를 흔든 다음,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해 역전골을 넣었다. 그러나 그 후로 고려대가 4골을 연달아 넣은 탓에 전주기전대는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골을 넣었음에도 팀이 대패하며 4강에서 탈락한 유남주는 “열심히 한 만큼 후회는 없다”는 소감을 남기면서도 “팀원들이 모두 도와줘서 득점할 수 있었지만, 경기력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시 경기를 챙겨보면서 잘못한 부분들은 고쳐나가야겠다. 앞으로 더 많은 공격 포인트를 쌓고 싶다”라는 목표를 덧붙였다.




신명철(단국대)

#28번, FW, 2002년생 1학년, 179cm

U리그 : 8경기 중 1경기 출전

1, 2학년 대학연맹전 : 6경기 중 6경기 선발 출전, 4골 3도움



천안제일고의 주포였던 신명철은 경기마다 득점을 책임지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2020 금석배 전국고등학생축구대회(사진)에서는 득점상까지 받았다. 득점력을 갖춘 신명철은 위치 선정 능력도 좋다. 오프더볼 상황에서 볼을 찾아 들어가는 능력이 출중하고, 전방에서 유기적으로 볼을 연결해준다. 하지만 단국대에 입학해서는 주전 경쟁에서 밀려 U리그 1경기만을 소화했다.



단국대 1, 2학년 선수가 18명밖에 없던 덕에 신명철은 이번 대회에서 드디어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신명철은 경기력을 살리는 것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두고, 꾸준히 경기에 나서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신명철이 가장 빛난 경기는 예선 2차전 한일장신대전이었는데, 그는 1골 2도움을 기록해 팀의 5-0 대승을 이끌었다.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헤더골로 마무리 지었고, 동료 공격수 양정운을 향해 여러 번의 스루패스를 보내주며 2도움을 추가했다. 신명철은 이날 기록한 도움을 ‘본인의 축구 인생에서 가장 질 좋았던 패스’라고 칭하기도 했다.



신명철은 16강 칼빈대전에서 2골을 더 추가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올라온 볼이 반대쪽에 있던 선수의 크로스를 거쳐 신명철에게 왔고, 이를 슈팅해 동점골로 만들어냈다. 이후 또다시 골문 앞에서 왼발로 골을 넣으며 단국대의 역전을 성공시켰다. 그는 용인대와의 4강전에서 패해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그간 보여주지 못했던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대회가 끝난 후 만난 신명철은 “단국대가 조기 탈락할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4강까지 진출했다.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좋은 성과를 보인 것에 만족한다. (대학에 와서)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해 경기력이 저하된 것 같아 걱정됐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조금이나마 경기력을 올릴 수 있어서 좋았다. 내년에는 꼭 결승까지 가고 싶다”는 소감을 남겼다. 많은 득점을 기록한 것에 대해서는 “고등학생 때부터 득점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모두가 잘 도와줬기 때문에 공격 포인트를 많이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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