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감독 “최종예선에서도 지금의 스타일을 유지하겠다”

  • 강대희 기자
  • 발행 2021-06-14 06:58


월드컵 2차예선 조 1위로 최종예선에 오르게 된 파울루 벤투 남자 국가대표팀 감독은 최종예선에서도 지금까지 보여준 경기 스타일을 유지하며 최선의 결과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남자 국가대표팀은 1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레바논과의 H조 최종전에서 선제골을 내줬으나 상대 자책골과 손흥민의 페널티킥 결승골에 힘입어 2-1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2차예선 6경기에서 22득점, 1실점하며 승점 16점(5승1무)을 기록, H조 1위로 최종예선에 합류했다.



경기 후 비대면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벤투 감독은 “3연전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이번 소집기간 동안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점에 대해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평가했다. 지금보다 강팀을 만나는 최종예선에서는 어떤 대응책을 가지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지금까지 우리가 해오던 스타일을 유지하겠다. 우리가 해왔던 틀 안에서 준비하되 상대를 분석하면서 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벤투 감독과의 일문일답.



- 한국에서 치른 2차예선 잔여 3경기를 3전승으로 마무리했다. 가장 큰 수확은 무엇인가?

전반적으로 이번 소집기간 동안 모든 것이 잘 이뤄졌고, 좋은 결과를 달성했다. 오늘 1점차 승리가 우리의 경기력을 반영하진 못했다. 더 나은 스코어를 가져올 수 있는 경기력이었다. 선수들이 보여준 경기력은 긍정적이다. 유일하게 아쉬운 점은 이재성이 마지막 경기에서 약간의 부상을 당했는데 심각한 부상이 아니길 바란다. 소집훈련에서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애쓴 점에 대해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다.



- 사실상 동점골을 넣은 것이나 다름없는 송민규, 후반 교체 투입돼 흐름을 바꾼 남태희의 활약을 평가해달라.

두 선수 모두 전체적인 팀 경기력이나 템포에 녹아들었다. 전반과 후반에 각기 다른 포메이션을 썼지만 둘 다 공수에 걸쳐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남태희는 이번 소집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경기에 투입돼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송민규는 처음 A대표팀에 뽑혀 두 경기를 선발로 뛰었고, 오늘은 양 측면에 기용되면서 다른 포메이션에서 경기를 치렀어야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 레바논이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시간 지연 행위가 많이 나왔다. 최종예선에 가면 이런 일이 더 자주 나올텐데 대비책이 있다면?

시간 끌기 작전에 있어서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부분은 많이 없다. 수비적인 경기 운영, 그러니까 상대가 내려서서 밀집수비를 하는 것에 대한 대비책은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시간을 끌고, 플레이를 지연하고, 그게 인플레이가 아닌 상황에서는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은 필드 위에 세 명이 있다. 빠른 템포의 축구를 하고, 즐거운 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심판들이 다른 대응책을 생각해야 한다. 이게 최종예선에서도 흔하게 나타나는 일이라면 아시아 축구 발전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 심판진이 시간 지연 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줬으면 한다.



- 최종예선에 진출했지만 불안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감독님께서 계획한 대로 잘 풀리고 있다고 생각하나?

우리 과정이 맞는지 아닌지는 사람들이 득점을 많이 하느냐, 이기느냐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3경기에서 12득점, 1실점 했지만 그걸 떠나서 우리는 항상 우리가 가는 과정이 좋다고 믿고 있다. 성적이 나고 이기면 모든 것이 좋아 보이지만, 성적이 나쁘면 모든 것이 안 좋아보이는 것은 어딜 가나 똑같다.

대표팀을 맡은 뒤로 팀을 만들어가는 방향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1골차 승리여서 어려운 승리로 비칠 수 있고, 좋은 경기력이 묻힌 부분도 있다. 모든 경기를 5-0 이상으로 이길 수 없고, 현대축구에서는 더더욱 어렵다. 우리가 과정을 통해 배워나가고, 힘을 길러야 한다. 어렵게 승리하는 것도 과정이며 승리의 기쁨도 오래 간다고 생각한다.



- 레바논의 침대축구에 고전하면서도 빌드업의 틀을 유지하려는 모습이었다. 최종예선에서 상대하는 팀들의 수준은 레바논 이상일 텐데 계속 빌드업 축구를 유지할 것인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스타일을 바꿀 계획은 없다. 상대가 더 강하다면 경기 양상도 지금과는 달라질 것이다. 조추첨을 지켜보고 어떤 상대와 맞붙을지 분석해봐야 한다. 우리가 해왔던 틀 안에서 준비하되 상대를 분석하면서 최종예선에 대비하겠다.



- 상대가 약체라 객관적인 평가가 어렵겠지만 그래도 이번 2차예선 동안 수비진의 활약을 평가해달라.

이번에는 우리가 3경기를 대부분 상대 진영에서 플레이한 시간이 많아 수비라인에 있는 선수들이 공격에 가담하고, 빌드업에 참여하는 과정이 많았다. 그 다음으로 나온 것이 볼을 뺏길 때 수비 전환 과정이 많이 나왔다. 앞선의 선수들과 수비 전환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압박하는 능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아무래도 우리가 수비로 전환된 이후 조직력을 바탕으로 수비하는 경우는 없었는데 최종예선에서는 다른 양상이 될 것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포백 라인이 잘 해줬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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